미국 대선의 프레임 전쟁, 싸울 줄 아는 민주당이 돌아왔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판판이 공화당에 말렸던 민주당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공적 담론의 영역에서 ‘프레임’이 가지는 역할을 규명했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카지노사이트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을 의미한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프레임을 인식하며 어떤 단어를 들으면 우리 두뇌 안에서 그와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그의 대표적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제목은 사람들이 일단 어떤 프레임에 갇히면 그 프레임을 부정할 때조차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사람들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면 정작 더 코끼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레이코프는 진보 성향 민주당 지지자다. 그의 책은 정치 현실과 무관하게 인지언어학과 정치 담론의 관계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왜 평범한 시민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정치적 선택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인지언어학자의 실천적 답변이다. 미국의 경우도 가난한 사람들이 바카라사이트 자신들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보다는 대기업과 부유층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가진 보수 정당, 바로 공화당에 투표하는 경우가 많다. 보수의 지속적인 프레임 구성으로 인해 다수 유권자에게 보수적 세계관이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레이코프의 분석이다. 미국에서 보수가 진보를, 공화당이 민주당을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한 프레임은 ‘자유’다. 미국 국가에 ‘자유인의 나라’(the land of the free)라는 가사가 있을 정도로 자유는 미국인에게 본질적 가치다. 보수에서 자유라는 프레임을 들이대면, 세금은 정부가 국민이 자기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 결정할 자유를, 규제는 사업 활동을 펼칠 자유를, 국민건강보험은 보험 선택의 자유를, 총기규제는 총기를 소지하고 사용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된다. 이 프레임 전쟁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지고 있다는 것이 레이코프의 문제의식이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카말라 해리스 대통령 후보 및 팀 월즈 부통령 후보 지명 그리고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바카라사이트 민주당이 과거 공화당이 사용하던 프레임으로 공화당을 공격하고 있다. 팀 월즈, 총기로부터 안전할 자유, 걱정하지 않고 학교 갈 자유를 주장하다 부통령 후보 팀 월즈는 실제 이런 전략을 유세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 미네소타 주지사인 그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보수 유권자들의 요구에 따라 민감한 인종 문제를 건드리는 책을 공립학교 교과 과정에서 학생들이 읽지 못하도록 하거나 공공도서관에서 퇴출시키는 것에 대해 “누가 무슨 책을 읽든 개인의 자유이니 정부는 간섭하지 말라.”며 비판했다. 이전의 민주당 혹은 리버럴진영의 대응과는 사뭇 다른 톤이다. 임신중절 규제에 대해서는 “공화당 당신들이 말하는 자유는 의사가 낙태 시술 하는지 안 하는지 보려고 정부가 병원의 의료기록을 마음대로 열어보는 자유 아니냐?”는 식으로 공격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저녁의 하이라이트인 그의 수락 연설은 바카라게임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 우리의 ‘자유’가 달려 있다고 하며,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쟁점에 관해 이전에는 민주당의 누구도 쓰지 않았던 언어로 공화당을 공격했다. 총기규제에 관해 “나는 총에 대해 잘 알고, 전직 군인이고, 사냥을 하는 사람이다. 의회에 있는 공화당원들 그 누구보다 총을 잘 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총기를 보유하고 사용하는 자유보다, 우리 아이들이 총기로부터 안전한 것 그리고 그들이 총을 맞을까 걱정하지 않고 학교에 갈 자유가 중요하다.”라며 어떠한 총기규제에도 반대하는 공화당을 공격했다. 감세 문제에 대한 언급도 새로웠다. 민주당은 여태까지 감세를 긍정적 의미로 사용한 적이 없는데, 월즈는 “나는 미네소타 주지사로서 감세를 했다. 부자 감세가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감세였다. 해리스도 대통령이 되면 마찬가지 조치를 할 텐데, 그러니까 파워볼사이트 중산층 혹은 중산층에 진입하고 싶은 사람은 어디 투표해야 하는지 명백하지 않은가?”라고 일갈했다. 조시 샤피로, 피트 부티지지 등 차세대 민주당 정치인들도 합류 공화당의 프레임으로 공화당을 공격하는 선두에 나선 인물은 이번 대선에 해리스와 함께 민주당의 기수로 나서는 부통령 후보 월즈만이 아니다. 민주당의 다른 유력 정치인들도 이런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월즈와 함께 마지막까지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었던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는 전당대회 셋째 날 연사로 나서 “트럼프가 우리의 자유를 빼앗아가려고 한다. 그는 자유라는 명분으로 스스로를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가 내세우는 것은 전혀 자유가 아니다.”라고 사자후를 토했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정책처럼, 공립학교에 투자하고, 노조의 자유를 보장하고, (성적 지향을 문제삼지 않고) 누구와 결혼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적절한 환경 규제를 통해)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보장되어야 ‘진정한 자유’가 주어지는 사회라는 것이다. 역시 이번에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었고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교통부장관 피트 부티지지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파워볼게임 방송 인터뷰에서 ‘법과 질서’(law and order)라는 또 하나의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법과 질서’는 원래 보수 정당인 공화당의 용어다. 1960년대는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한 민권법과 투표권법이 입법되고, 민주당의 린든 존슨 대통령이 빈곤과의 전쟁, 위대한 사회를 외친 진보의 시기였지만, 동시에 그에 불가피하게 수반하는 갈등과 혼돈의 시기이기도 했다. 1968년에는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리버럴 정치의 아이콘 로버트 케네디가 불과 두 달 간격으로 암살당했다. 베트남전 반전 시위가 격화되면서 1968년 8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장에 몰려든 시위대를 공권력이 유혈진압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1968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은 ‘법과 질서’를 들고나왔다. 사회 혼란에 불안함을 느낀 백인 중산층 유권자의 마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법과 질서’는 중립적 용어처럼 보이지만, 사실 어떤 법을 누구에 대해,바카라사이트 어떤 위반행위에 대해 집행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전제로 깔고 있는 발언이다. ‘법과 질서’라는 말을 들으면, 흑인들은 자신 또는 이웃에 사는 흑인들이 백인 경찰에게 체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백인들은 동네에 어슬렁거리며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흑인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자연히 떠올리게 된다. 2020년 5월과 6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체포 과정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격화되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질서’를 얘기한 것은 이유와 맥락이 있다. 다시 부티지지 장관 얘기로 돌아오자. 그는 방송에 출연하여, “유죄판결을 받고도 반성하지 않는 범죄자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여 전직 검사와 대결한다. 이번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우리가 ‘법과 질서’를 어떻게 여기는지, 그걸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지 아니면 정치적 이익을 위한 수사로 여기는지 보여주는 메시지다.”라고 발언했다. 더욱이 부티지지가 과거 공화당의 프레임으로 공화당을 공격하는 발언을 한 장소는 노골적으로 트럼프와 공화당을 편드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였다. 채널 고정! 앞으로가 더 재밌을 거다! 1992년 빌 클린턴 대선 캠프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문구는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2008년의 오바마도 “Yes We Can”이라는 입에 붙는 선거 구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레이건 시대 이후로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이 프레임이나 정치적 수사 측면에서 열세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공화당이 내세우는 보수적 가치는 본능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격동시키는 반면, 민주당이 내세우는 다양성이나 포용 등의 가치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에 소구하기 때문이다. 조지 레이코프는 바카라게임 프레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의 프레임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보수의 언어로 보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부통령 후보 월즈 그리고 앞으로의 선거에서 당을 이끌 젊은 리더들이 보여주는 설득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고, 이는 해리스 지지율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아직 공화당에서는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 유권자에게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미국은 법적 선거운동 기간 제한이 없지만, 본격적인 선거 국면은 8월에 양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끝난 이후 9월 첫째 주 월요일인 노동절부터 11월 초의 선거일까지다. 아마 대선이 끝나고 결과까지 나온 후에야 민주당의 프레임 전환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로 지루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민주당이 선거 약 100일을 앞두고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초유의 조치를 감행하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방식의 선거운동을 선보이며 역대 가장 흥미진진한 대선이 되고 있다. 영어에서 많이 쓰는 표현으로 “Stay tuned!”, 한국어로 번역하면 “채널 고정”하고 앞으로 남은 70여 일을 지켜봐야 하겠다.